“수억 번 동시에 찔린 듯”…아들 잃은 미국인 심경 토로

[앵커]

이태원 압사 참사에서는 국내 대형사고 가운데 이례적으로 많은 14개국, 26명의 외국 국적자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타국에 있던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외신들 통해 속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한 미국인 아버지는 수억 번을 동시에 찔린 것 같다는 말로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로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 씨의 트윗 글입니다.

아들이 현장에 있었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글을 올린 지 3시간 뒤 사망 확인을 통보받았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미국인 사망자 2명 가운데 한 명이 그의 아들이었던 겁니다.

그는 “동시에 수억 번을 찔린 것 같다”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상실감을 토로했습니다.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다니던 아들은 동아시아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아 해외유학을 노렸지만, 코로나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올해 가을에야 소원을 이뤘습니다.

한국어를 실제로 배웠던 아들은 한국의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토요일 밤 친구들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모험심이 많고 형과 우애도 좋았던 것으로 아들을 기억하는 블레시 씨는 아들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알린 뒤 수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외국인 희생자 중에는 일본인 2명도 포함됐는데, 유족들의 상실감도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26세 딸을 떠나보낸 일본인 아버지 도미카와 아유무 씨는 딸이 정말 한국을 좋아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고, 홋카이도 출신 다른 희생자의 가족 역시 사망자가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고 싶어했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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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연합 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