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년 전 동학농민군 유골 집단 매장 추정지 발견”

[앵커]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지 올해로 128년이 됐는데요.

경남 산청의 한 야산 중턱에 동학농민군 유골 180여구가 묻혀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역사학자와 관련 단체들은 발굴 필요성을 촉구했습니다.

현장을 고휘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나무를 베어내고, 풀을 걷어내자, 봉분으로 추정되는 형태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주변에는 이러한 크고 작은 봉분이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128년 전, 동학농민군들이 일본군과 조선 관군에 의해 몰살당해 그 유골이 집단으로 매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올해 여든살인 정종대씨는 아버지를 통해서 이곳 봉분에 동학농민군의 유골이 묻혔다는 사실을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산청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에 따르면 1894년 4월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에서 500여 명의 동학농민들이 봉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아버지를 통해서 들은 얘기인데 할아버지가 1894년 11월 23일 동학농민군이 몰살해서 역적 행위로 죽었다고 해서 3년 동안 (유해를) 손을 못 대게 해서, 몰래 동네 사람들과 유골로 수습을 해서 여기에 묻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증언에 따르면 이곳에 묻힌 유골은 180여 구 정도로 추정되며 진주 수곡 전투와 하동 고승당 전투를 거친 동학농민군이 중태리 골짜기에 숨어들었다 일본군에 의해 몰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을 동행한 사학자도 증언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할아버지의 증언이기 때문에 문헌상으로 얼마만큼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충분히 있겠다고 생각되고 다만 그 증언이 기존 사료의 흐름을 본다면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기념사업회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학살지에 대한 발굴을 촉구했습니다.

“그들은 누구일까 척양척왜 보국안민을 외쳤던 우리 선조들이다. 중태리 주민의 증언을 언론에 공개해 그 학살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발굴을 요청하는 바이다.”

이들은 지자체가 발굴에 도움을 준다면 위원회를 구성해 유해의 보존과 계승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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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연합 최신